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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극적으로 재기한 ‘꽁지’ 강원랜드 유턴

강원랜드 VIP룸의 전설들

박종식(가명)은 열심히 강원랜드 스몰카지노에서 꽁지생활을 했지만 5억 원에 불과한 사업자금은 하루 판돈이 수십억, 수백억을 오가는 VIP룸에서는 세발의 피였다.

은행이 문을 닫은 심야시간에 돈을 잃은 VIP고객들은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사채를 원하는데 최고 1000~2000만 원만을 빌려주기에 급급하니 속이 상했다. 어느새 강원랜드 VIP 꽁지생활도 10개월에 접어들던 시점이었다.

그런데 궁하면 통한다고 청주에서 1000억 원대의 갑부로 알려진 황해(가명)가 강원랜드 VIP룸에 게임을 하러 왔다가는 꽁지생활을 하던 종식을 만난 것이다. 둘은 주먹세계의 오랜 친구였다.

▲강원랜드 VIP 카지노 입구.

한 번에 강원랜드에 올 때마다 3~5억 원을 들고 온 황씨는 후배 뻘 되는 박씨가 “카지노 꽁지를 하는데 돈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화끈하게 말했다.

“동생, 내가 여유가 있으니 이 돈을 가지고 사업에 보태고 나중에 갚으라고. 그리고 돈이 더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게.”

박씨 입장에서는 새로운 구세주를 만난 셈이다. 주먹세계에서는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다. 이때부터 박씨의 사업은 날개를 달았다.

강원랜드 스몰카지노에서 이렇게 일년의 세월을 보내자 어느새 10억 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고객들에게 빌려 준 돈 1억 여 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불과 일년 만에 5000만 원으로 원금의 20배를 벌게 되자 박씨는 흐뭇해졌다.

그러나 잠시 방심했던 탓일까? 그는 강원랜드 판촉부 직원들이 게임실적이 저조하다며 게임을 재촉하자 5000만 원을 들고는 VIP룸에서 베팅을 하기 시작하였다.

처음 한두 시간동안 억대의 돈을 따던 기세와 달리 그는 베팅하는 족족 돈을 잃었다. 바카라 게임이라는 것은 운이 좋으면 플레이와 벵커 그림이 계속 이어지든지, 아니면 ‘퐁당퐁당’ 식으로 플레이와 벵커가 한 번씩 나오면 카지노를 이길 가능성이 높았지만 그런 그림은 자주 나오지 않게 마련이다.

이날 박씨가 플레이에 1000만 원을 베팅하면 벵커 숫자가 높아 베팅한 돈을 잃게 되고, 다시 벵커에 베팅하면 플레이에 높은 숫자가 나와 돈을 잃는 케이스였다.

하루저녁에 10억 원 가까운 돈을 몽땅 날리자 그는 눈이 뒤집혔다. 다음날 다른 꽁지들에게 5000만 원, 1억 원씩 빌린 돈까지 몽땅 VIP룸에 털어 넣었다.

▲카지노 게임 가운데 바카라는 가장 빠르게 승부를 보기 때문에 가장 인기가 높은 게임이다. 

자신이 꽁지생활을 하여 힘들게 벌은 10억 원에 동료 꽁지에게 빌린 돈 5억 원까지 모두 15억 원을 한꺼번에 날린 셈이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동료 꽁지들은 상환할 능력이 없는 그에게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그는 뒤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때는 이미 늦어 버렸다. 자제를 못하고 베팅을 하다가 자신이 1년 이상을 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먹는 것 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악착같이 번 돈 10억 원에 동료 꽁지들에게 빌린 돈 5억 원까지 빚을 진 사실에 그는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당장 돈을 갚으라는 꽁지들의 등쌀에 못이긴 그는, 고심끝에 필리핀으로 도피 하기로 결심하였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한숨을 길게 내 쉬던 그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는 우여곡절 끝에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하였다.

당시 그의 수중에 남은 돈은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정도였다.

그는 마닐라의 파빌리온 카지노에서 정켓사업을 하는 서울후배를 만났지만 도움을 받는 것조차 눈치가 보였다.

낮에는 아열대 기후 특유의 끈적끈적한 무더위를 피하는 일도 힘들었지만 그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고국에 남은 처 자식에 대한 걱정이었다.

파콜(필리핀 카지노 공기업)이 운영하는 마닐라 공항카지노와 파빌리온 카지노를 빈둥거리며 돌아다니면서 만난 한국인들은 카지노에서 돈을 다 탕진하고 구걸하는 앵벌이들만 종종 눈에 띄었다.

그러다가 마닐라에 온지 1개월이 지나자 그는 우연하게도 20세 후반의 어여쁜 한국여성을 만났다.

유나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자 역시 필리핀으로 배낭여행을 왔다가 겁도 없이 카지노에서 돈을 다 탕진하고는 밑바닥 생활을 하다가 차츰 안정을 찾는 단계에 오른 여자였다.

사람을 다룰 줄 아는 수완을 가진 유나라는 여성은 비슷한 처지의 자신보다 어린 한국 여성 3, 4명을 데리고 콜걸 마담을 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막다른 골목에 처한 박씨를 만났던 것이다.

남자답고 매력적인 외모에 카리스마를 풍기는 ‘외로운 도망자’ 박씨에게 호감을 가진 유나라는 여성은 종식의 딱한 처지를 헤아린 듯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잘 나가던 오빠가 잠깐 실수로 힘든 상황에 처했지만 제가 사는 집에서 함께 살면서 기회를 만나도록 해요.”

좁은 콘도였지만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자는 유나의 제안에 종식은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있으면 도움도 못되고 오히려 피해를 줄지도 몰라 걱정되는데 그래도 괜찮겠어?”

“오빠만 좋다면 나도 외로운 처지인데 서로 의지하면서 살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오갈 데 없고 돈도 다 떨어진 상황에서 머나먼 필리핀에서 이쁜 아가씨가 거처를 제공해주고 부인처럼 함께 살면서 식사까지 제공해 준다고 하니 구세주를 만난 셈 이었다.

마닐라 cod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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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박씨는 유나와 함께 동거생활을 하면서 생각하였다.

“내가 이 여자를 가장 어려울 때 만나 신세를 지게 되었다. 아무리 외국에서 만난 여자이지만 나에게는 정말 고마운 사람이기 때문에 반드시 신세는 갚아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여자에게만 빠져 만족하는 삶을 살지 말고 새롭게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

의리로 치자면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의리를 중시하는 주먹세계에서 평생을 살아온 박씨지만 필리핀에서 만난 유나라는 여성은 인생 막장에서 만난 고마운 은인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여자 품에 빠져 시간만 낭비할 수 없는 것이 박씨의 입장이었다.
그는 파빌리온 카지노에서 정켓사업을 하는 후배에게서 빌린 종자돈으로 필리핀에 온지 3개월 뒤부터 카지노에 출입하면서 재기의 칼을 갈았다.

“욕심 부리지 말고 하루에 100~200만 원을 따면 일어서자. 이런 식으로 돈을 벌어 강원랜드에 다시 갈 기회를 만들자. 언제까지나 어린 여자에게 신세만 지고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서울에 있는 처자식을 호강시켜 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재기에 성공해야 한다.”

정확하게 목표를 잡은 박씨는 이때부터 카지노에서 게임으로 재기를 준비하였다.

유나라는 여자를 만나 강원랜드에서의 잘못된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고 재기하기 위해 그는 칼을 간 것이다.

바카라 테이블에서 그림이 좋은 테이블을 찾아다니거나 중국인들이 게임하는 테이블을 찾아서 베팅을 영악하게 하는 겜블러를 따라 베팅을 하였다.

이런 식으로 게임을 시작한 그는 1개월이 지나자 수중에 1억 원이 모아졌다. 이때부터 그는 비로소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다시 1개월이 지나자 3억 원으로 불어났다.

필리핀에서 도피생활을 시작한 지 7개월 여 만에 그는 카지노에서 10억 원 가량의 돈을 모았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 빌린 돈을 갚고, 강원랜드에서 다시 꽁지로 출발하자.”

한국으로 되돌아갈 결심을 굳힌 그는 유나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유나야! 내가 너 때문에 한국으로 빨리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너도 필리핀 생활을 정리하고 나를 따라 한국에 나가서 살자.”

“오빠는 처자식이 있는 몸인데 내가 가도 되겠어요?”

“처자식은 서울에 사는데 너는 나와 함께 강원랜드가 있는 사북에서 살면 되잖아.”

이렇게 되어 종식과 유나는 2003년 초, 서울에 도착하였다.

그는 먼저 필리핀에서 벌어온 돈으로 서울 목동아파트를 현찰로 구입해 부인과 아들이 살 집을 마련했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시켜 미안하다. 내가 필리핀에서 재기에 성공했으니 강원랜드에서 다시 장사를 해서 당신을 호강시켜 줄 테니 몇 년 만 더 고생하면 된다. 사북 땅은 ‘젊은이의 양지’라는 TV 드라마에서 소개된 곳이지만 나에게 사북은 기회의 땅이다. 내가 열심히 사북에서 돈 벌어 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이렇게 강원랜드로 내려온 종식은 잠적한 지 8개월 여 만에 나타나 동료 꽁지들에게 빌렸던 돈을 몽땅 갚았고, 꽁지들 또한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돈을 모두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5억 원의 돈으로 다시 꽁지생활을 시작한 종식은 이를 갈았다.

“새로 출발하는 마당에 이번에는 제대로 해야 한다. 두 번 다시 실패를 거듭해서는 안 된다. 강원랜드는 나에게 유일한 기회의 땅이다.”

항상 정장을 차려 입고 깔끔한 인상을 갖춘 그는 돈을 빌리는 고객이나 VIP룸에서 만나는 고객들에게는 나이를 떠나 깍듯하게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하고 돌아다녔다.

또 그는 1년 전 실패 원인이 게임 때문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절대 카지노 게임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대신 VIP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매월 3000~5000만 원을 용돈으로 주고 게임을 하지 않아도 실적을 올리는 방법을 택하였다.

특히 그는 강원랜드 VIP 담당직원은 물론 안전관리실 등 보안 직원들의 경조사를 챙기며 직원관리도 철저히 하면서 실패하지 않는 꽁지사업을 준비하였다.

당시는 메인카지노가 개장한 뒤라서 스몰카지노에 비해 VIP 고객의 수가 늘어났고 사업도 바빠졌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꽁지를 한 박씨는 적은 자본금으로 시작하였지만 꽁지대출금=100% 회수를 원칙으로 했다.

돈을 빌려줄 때는 선이자 10%를 떼고 빌려주지만 큰 게임을 하는 VIP 룸은 저녁에 빌렸다가 게임이 종료되는 다음날 오전 6시나 그 시간 이전에도 100% 상환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만약 빌린 돈을 다 잃고 돈을 빌린 고객이 서울로 돌아가도 다음날 돈 심부름을 하는 동생을 딸려 보내면 바로 입금하는 경우가 많아 1주일마다 그의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강원랜드 콤프

▲강원랜드에서 불법 사채행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꽁지는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강원랜드 VIP룸에서 박씨가 고객들에게 대여해 주는 꽁지 돈의 규모가 약 100억 원 대에 달했다. 혼자서 감당이 어렵게 되자 그는 그의 형과 형수를 사업 파트너로 불러 들였다.

“형님! 이제 강원랜드 VIP룸에서 자리를 잡았는데 혼자서 돈 장사를 하기에는 버거운 실정입니다. 마침 건설업자가 게임하면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대신 사북 소라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형님과 형수님이 좀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남은 믿을 수가 없고 우리 형제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봅시다.”

이렇게 박씨는 형과 형수 등과 함께 사북아파트에 살면서 꽁지생활을 집안사업으로 확대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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